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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TV의 영광의 상징. 주제가 '사랑의 메시지' (愛のメッセージ)

해외방송
작성자
스카이진
작성일
2024-06-02 23:36
조회
28542

스카이진입니다. 이번에는 후지TV의 영광의 상징인 주제가 '사랑의 메시지' (愛のメッセージ)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후지TV는 잘 아시다시피 일본의 주요 민영방송사로 1959년에 개국한 유서깊은 방송사입니다. 지금이야 이 방송사는 월요일 밤 9시에 하는 드라마(月9, 게츠쿠)나 혐한 및 극우 성향으로 나오는 패널들이 죄다 헛소리만 해대다 가는 방송사로 유명하지만 과거 197~80년대에는 가히 후지TV의 전성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과거 개국 초기부터 1970년대까지는 '엄마와 아이의 후지테레비'(母と子のフジテレビ)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세계명작극장이나 열려라 퐁키키(ひらけ!ポンキッキ), 핑퐁팡 등 유아 및 아동용 프로그램도 많이 내보냈는데 이번에 소개하는 주제가 '사랑의 메시지' (愛のメッセージ)도 이와 비슷한 맥락의 주제가로 1978년에 나왔는데요. 아쿠 유 작사, 토쿠라 슌이치 작곡, 타나베 신이치 편곡의 이 곡은 어린 당신에게 전해주는 노래로 부모와의 따뜻한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주제가가 어떻게 후지TV의 영광의 시대를 상징하게 되었을까요? 그 것은 바로 이 곡이 나온 후인 1981년부터 후지TV가 본격적으로 노선을 바꿨기 때문입니다. 


1981년부터 후지TV가 내세운 슬로건은 '재미가 없으면 TV가 아니다!'(楽しくなければテレビじゃない). 이 슬로건을 내걸고 후지TV는 본격적으로 현재까지 이어저오고 있는 예능 및 버라이어티에 특화된 편성 방침을 정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쟁사 TBS의 '6시다! 전원집합' 더 드리프터즈를 누르고 당당히 80년대 일본 예능 탑으로 올라선 신세대(2세대) 개그맨들의 프로그램 '우리들은 익살족(オレたちひょうきん族)', 1960년부터 시작해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을 한자리에 모인 무대로 당시 7~80년대 아이돌 붐에 합류한 '밤의 히트 스튜디오(夜のヒットスタジオ)', 방송에서 이벤트성 걸그룹을 만들었지만 그 걸그룹이 일본 음악계를 씹어먹은 AKB48의 시초이자 아키모토 야스시(秋元 康)가 기획한 톤네루즈와 오냥코 클럽의 '저녁 노을 냥냥(夕やけニャンニャン)',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며 집 안에서 세계일주를 하게 만든 '과연! 더 월드(なるほど!ザ・ワールド)' 등 예농과 버라이어티에 크게 배팅한 후지TV는 대박을 치며 방송계를 이끌었습니다.

예능에 그치지 않고 후지TV는 전국과 지역의 소식을 한데 묶어 뉴스 연성화의 바른 사례(어떤 것을 전하느냐보다는 어떻게 전하느냐를 중요시했다고 합니다.)를 보여주는 저녁뉴스의 효시 이즈미 마사타카와 코다 챠밍부터 시작해 수많은 앵커들이 거쳐간 앵커 등용문 'FNN 슈퍼 타임(FNNスーパータイム)'에 이르기까지 후지TV는 일본 방송계의 판도를 바꿔놨죠.

이런 후지TV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심볼은 바로 숫자 8 마크, 카와다쵸 옛 사옥, 그리고 바로 이 주제가가 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곡을 아직까지도 기억하며 카와다쵸에서 오다이바로 옮긴지 2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이 주제가의 유튜브 영상에 그립다는 댓글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럼 한번 들어보실까요? 신나서 저절로 어깨춤을 추시게 될겁니다. 내 어깨를 봐. 탈골됐잖아.


1절

어린 당신에게 하나만

사랑을 담아서 말하고 싶어

마음에 날개를 잃어버린다면

시간을 넘어 갈 수 없다네


나중에 커서 당신이

돌아볼 때가 있으면

분명 이 말이 생각날거야

엄마가 하신 말씀을


그 밖에는 아무 것도 필요 없어

자유롭게 살아주렴

사랑의 훌륭함을 아는 아이라면

꿈도 알고 있잖아


2절

어린 너에게 하나만

사랑을 담아서 말하고 싶어

세상의 넓이를 재는 것은

가슴 속 꿈의 크기라네


나중에 커서 너가

돌아볼 때가 있으면

반드시 이 말 생각날거야

아빠가 하신 말씀을

마음에 자물쇠를 걸어버리면

자유롭게 떠날 수 없으니까

이렇게 대화했던 추억을

잊지 말아줘 

마음에 자물쇠를 걸어버리면

자유롭게 떠날 수 없으니까

이렇게 대화했던 추억을

잊지 말아줘 

이렇게 대화했던 추억을 잊지 말아줘

(사족) 이 노래를 후지TV 아나운서들이 노래했다는 얘기도 있지만 이는 70년대 후반에 FNS 가요제 때 마지막에 부른 것이라고 합니다.(그 당시 이 노래를 부른 아나운서 합창단 중에는 스다 테츠오 씨 ,노마 슈헤이 씨, 츠유키 시게루 씨, 故 이츠미 마사타카 씨, 마츠쿠라 에츠로 씨, 무라카미 코이치 씨 등이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로는 그 당시 젊은 분들을 모집해서 만든 프로젝트성 합창단 '러브 메신저스'가 부른 거라고 하네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카이진이었습니다.

스카이진 / 자유오디오 방송인, 스포츠문화평론가

스포츠와 문화를 꿰뚫어본다고는 자부하지만 아직은 세발의 피인 자유오디오의 방송인.

전체 2

  • 2024-06-03 15:49

    그리고 '사랑의 메시지'의 MR 버전은 1978년부터 1983년까지 후지테레비의 방송종료영상에도 사용되었습니다.
    (해당 영상은 1982년 녹화된 후지테레비의 방송종료영상으로, 1분 21초부터 '사랑의 메시지' MR입니다.)


    • 2024-06-14 09:20

      그렇습니다. 그래서 80년대 후지TV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분들에게 잘 각인이 되었죠. 사랑의 메시지는 이제 과거 카와다쵸 시절 후지TV의 찬란한 영광을 보여주는 곡이 되었습니다. 여담이지만 비슷한 시기에 TBS도 이에 질세라 'Yesterday Today Tomorrow' 라는 짧은 주제가를 내세웠고 이 곡도 TBS를 시청하는 사람들에게는 향수로 남아있습니다.

      당시 TBS와 후지는 예능 부분에서 경쟁하던 때였으니까요. 후지에 히트 스튜디오, 우리들은 익살족이 있다면 TBS는 전설의 히트 프로그램 전원집합과 더 베스트 텐(ザ・ベストテン)이 있었으니까요. 그 더 베스트 텐에서 구성작가로 있었던 아키모토 야스시가 후지로 자리를 옮겨 만든게 상술한 저녁 노을 냥냥이죠. 이후 이 두 방송사가 펼친 두 프로그램의 경쟁은 버블경제의 몰락과 어두운 사회적 분위기, 시청률 저조로 인해 끝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