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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도 허리띠를 졸라맵니다! 방송 프로그램 구조조정

한국방송
작성자
스카이진
작성일
2023-11-21 21:37
조회
55345

스카이진입니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많이 본 기사 중에 아마도 구조조정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ㅇㅇ그룹, 고위직 300여명 해고…고강도 구조조정', 'ㅁㅁㅁ, '또' 구조조정 칼 빼들었다...게임 사업 180명 감축' 등등등)

구조조정은 경제불황의 시기에 많이 볼 수 있는 풍경인데 주로 기업들의 부서 정리나 인원감축이 주 안이 되는데요.

그럼 방송도 그렇게 구조조정을 했나요? 네. 그렇게 구조조정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중 최대의 방송 구조조정이 단행된 때는 지난 1998년 IMF 경제위기 때였죠.

대표적인 것으로 KBS의 '슈퍼선데이'와 '가요톱텐'이 있는데 KBS는 지금도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하는 공영방송이라는 생각에 특유의 엄근진(엄격 근엄 진지)이 지배하고 있는데요. EBS도 공영방송인데 그 엄근진이 있었다면 펭수도 안나왔겠죠. 이 당시에 KBS는 그 엄근진 자세로 프로그램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국민이 경제위기로 힘들어하고 있는데 이렇게 놀고 즐겨야 되겠나!' 이 때문에 당시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슈퍼선데이와 가요톱텐은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집니다.

그럼 다른 방송사들은 어땠을까요? 다른 방송사들도 이 참에 그동안 말이 많이 나온 프로그램들을 포함해 제작 장르와 취지가 중복되고 제작비도 많이 드는 프로그램들을 폐지해 제작비를 최대한 절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먼저 이 영상부터 보실까요? 박기량 성우님이 설명한 1999년 MBC 프로그램 구조조정 홍보영상입니다. (유튜브를 열어 시청 부탁드립니다.) (영상출처: Mr. N의 즐거운 게임세상 님)

"99년 새해를 맞아 저희 MBC가 파격적인 새 모습으로 바뀝니다.

작년도 경영구조조정을 완료한 문화방송은 이미 연말연시를 통해 공익방송 재고를 위한 공영편성에 이어 새해에는 진정한 공영방송의 완성을 위해 대폭적인 프로그램 구조조정을 단행합니다.

첫째, 보다 참신한 방송환경 조성을 위해 저희 MBC는 7개가 넘는 주요 오락 프로그램을 과감히 폐지합니다. 경찰청 사람들, 다큐멘터리 이야기속으로, 생방송 데이트 11, 특종 오늘의 토픽, 음악캠프, 토요특급, 그리고 외화 고스트스토리 등을 폐지하겠습니다.

둘째, 드라마 편수를 축소하고 내용을 엄선하겠습니다. 건전한 소재,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좋은 드라마를 정밀 제작해 드라마왕국 MBC의 명예와 고품질화를 실현하겠습니다.

셋째, 우리 사회의 칭찬하는 문화의 정착을 위해 금년도 MBC 캠페인으로 정한 칭찬합시다를 정규프로그램으로 확대해 칭찬을 주고받는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에 기여하겠습니다.

넷째,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가치관과 정서를 함양할 '청소년에게 고함'을 프라임 타임에 편성해 우리 청소년을 위한 보다 진실한 방송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다섯째, 공익 프로그램을 전면적으로 확대, 신설합니다. 밝고 아름다운 화제를 집중 발굴한 휴먼21, 20세기 한국생활 100년 변천사를 조감한 교양시리즈,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대비하는 지구촌 정보 프로그램 21세기로 가는길 그리고 해외 걸작다큐와 자연 다큐멘터리 등을 신설해 공영편성의 시대적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99년 건전사회, 개혁편성, 공익방송의 3대 철학을 통해 공영방송 완성의 해를 실현할 구체적인 MBC 프로그램 구조조정은 오는 25일부터 새롭게 시행해서 봄 개편까지 완결하겠습니다.

방송문화의 개혁과 새로운 방송기풍의 진작 문화방송이 앞장서겠습니다."

상술하듯이 MBC는 범죄 모방 가능성의 우려를 제기한 경찰청사람들 외에 주요 예능프로그램, 정보프로그램, 외화 등을 전면 폐지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도 가요톱텐을 폐지한 KBS처럼 음악캠프도 함께 폐지했지만 후에 부활했고 이렇게 연명을 이어가던 음악캠프는 결국 카우치와 스파이키 브랫츠의 알몸 노출 사건으로 인해 완전히 폐지되었고 이후 쇼! 음악중심(음중)이 방영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어서 이정구, 강희선 성우님의 '99 SBS 편성개혁선언 홍보영상을 보시겠습니다. 여기서도 개혁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 대숙청의 칼이 뽑히기 시작했습니다. (영상출처: 골드버그 님)

"99 SBS 편성개혁! SBS는 현 상황이 대변혁의 시대라는 점을 인식하고 21세기에 적합한 민영방송의 새로운 면모를 보이는 노력과 실천의지를 제시하기 위해 강도높은 편성과 제작의 개혁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냉철하게 비판하는 옴부즈맨 프로그램 열린TV 시청자 세상, 21세기의 주역인 어린이 프로그램과 가치관 확립 및 시대정신을 제시하는 토론 프로그램을 신설, 시청자가 주인이 되는 방송이 되겠습니다.

또한 토요 미스테리 극장, 특급! 연예통신, 비디오 출동 큐 등을 과감하게 폐지, 시청자와 동참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드라마의 과감한 개혁으로 드라마 편수 축소 및 폭력, 선정적인 드라마를 배제하고 미래지향적이며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드라마를 제작하겠습니다.

또한 99년 SBS 연중 캠페인 '희망을 이야기합시다'를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 주요 시간대에 방송함으로서 국민 모두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는 방송, SBS가 되겠습니다.

'99 SBS 편성개혁선언! 시청자 여러분께 거듭난 새 모습으로 다가서겠습니다."

SBS도 역시 현재까지 방송되고 있는 열린 TV 시청자 세상 등 주요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토요 미스테리 극장과 함께 한밤의 TV연예와 중첩되는 특급! 연예통신과 정보프로그램 1개를 폐지하면서 드라마를 축소하는 등 긴축을 실시했는데 토요 미스테리 극장도 경찰청사람들 못지 않게 수위가 좀 높아서 이렇게 개편 대상에 포함시켜 정리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도 MBC 칭찬합시다처럼 SBS는 희망을 이야기합시다를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하는 이예 질세라 따라하는 모습과 무엇보다 폭력, 선정적인 드라마를 배제하고 미래지향적이며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드라마를 제작한다고 했는데... 지금 SBS에 했던 것 중에 딱히 그런게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폭력, 선정적인 드라마는 있죠. 펜트하우스라든가... 7인의 탈춤인가 7인의 탈출인가 7인의 출가 2인가 뭔가 하는... 그러니까 니네들이 태영에서 못벗어나고 있다는 거야.

자, 오늘은 허리띠를 졸라맨 방송사들의 모습을 보셨습니다. 이렇게 허리띠를 졸라매니 나중에는 또 좋은 프로그램들로 돌아온거라고 생각하죠? 다르게 보면 이 프로그램들이 IMF 위기 희생의 제물이 된 셈이죠. 다음에는 전 국민을 충격에 빠지게 한 사건! 자신들의 모든 모습을 전부 보여준... 음악캠프 산소호흡기를 때어내버린 한국 인디밴드 암흑기의 시작, 카우치와 스파이키 브랫츠 사건과 그 후폭풍에 대해서 순한 맛으로 다뤄드리겠습니다.

스카이진이었습니다.

전체 6

  • 2023-11-27 18:13

    그때는 공영성이라는 측면에서 드라마 편수를 줄였지만... 지금은 넷플릭스 등 OTT의 영향으로 드라마 편수를 줄이는게 다르죠. 특히나 아침드라마 라는 장르가 넷플릭스의 영향으로 사라진 대표적 케이스인...


    • 2023-11-28 23:58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지상파 방송의 경영난이 겹친 것도 덤이죠(!). 그래서인지 2023년 현재 MBC의 아침 7시 50분 시간대에는 저녁 일일드라마의 재방송이 편성되고 있으며, $B$의 아침 8시 40분 시간대에는 '맨 인 블랙박스' 재방송이 편성된 것은 물론 아침토크쇼 '좋은아침'의 시간대로도 활용되고 있지요.


    • 2023-12-09 11:35

      그렇죠. 요새는 TV를 보는 사람들이 줄고 그러니 아침드라마는 없어지고 거기에 후술하듯이 재방송이나 아침 정보프로그램 시간대가 되는게 주류가 되고 있어요.


  • 2023-11-28 23:54

    (여담) 1999년 프로그램 구조조정으로 폐지된 MBC의 '경찰청 사람들'은 2005년 비슷한 포맷의 '현장기록 형사'가 신설되다 2년 뒤(2007년)에 폐지된 후, 2015년에 잠시 리부트되었다가 호평도 못 얻고, 시청률도 못 확보하고 다시 폐지되었습니다.


    • 2023-12-06 08:21

      그리고 경찰청 사람들 2015 역시 비슷한 전철을...


      • 2023-12-09 11:41

        예전에는 모방 우려 때문에 폐지했는데 다시 내놓고 보니까 이제는 인기가 없어서 폐지되었네요. 그리고 경사 2015는 교양이 아닌 예능으로(그래서 초반에 이경규 씨가 나왔었죠...) 만들다가 다시 교양으로 변하고... 너무 오락가락이 심해요.

        그렇지만 이렇게 경사 2015처럼 교양적인 소재를 예능으로 다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비슷한 프로로 고딩엄빠가 있죠. 이거는 완전히 다큐나 교양 소재인데 예능으로 만들어서 논란이 되왔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