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진의 별나다! 세계 광고) '광고도 사과합니다(?)' 일본의 사과 광고 (번외: 한국의 리콜 광고)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들고 왔습니다. 스카이진의 별나다! 세계 광고. 이번에는 일본의 사과 광고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제품의 결함이 생기거나 제품 때문에 사상자가 발생하거나 회사에 사과해야 하는 중대한 사건들이 생기면 회사는 광고를 통해서 사과를 하게 됩니다.
그 중에서 유튜브 등지에서 널리 알려져 있는 일본 기업들의 사과 광고를 추려서 보여드리겠습니다.
먼저 산요전기(후에 파나소닉에 인수)의 석유 팬히터 CFH-S221F형과 내쇼날(현 파나소닉)의 FF식 석유난방기(품번이 OK로 시작하는 제품 전체)에 대한 사과 및 리콜 광고입니다.
이 두 제품은 각각 제품의 결함으로 인해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산요 CFH-S221F형은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내쇼날 FF식 석유난방기는 2005년 한해에 발생한 5건의 사고로 10명이 중독된 가운데 2명이 사망한 사고였습니다.)가 발생했고 이후 정부가 회수 명령을 내려 제품 회수 작업에 나섰습니다.
이후 파나소닉으로 변한 산요와 내쇼날은 TV 광고와 지면광고를 통해 제품 회수 사실을 알리고 지방정부 등의 도움으로 회수 작업을 지금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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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요전기가 여러분에게 사과와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1984년(쇼와 59년) 발매한 산요 석유 팬히터 CFH-S221F형은 보수하지 않은 채 그대로 사용하시면 일산화탄소 중독의 위험이 있습니다. 전력을 다해서 보수, 교환을 해드리고 있습니다만, 아직 10%의 애용하시는 분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산요 석유 팬히터 S221F형을 가지고 계신 분들 가운데 아직 보수, 교환을 받지 않으신 분들은 구매하신 판매대리점, 또는 산요전기 창구로 빠른 연락을 부탁드립니다.'
https://www.panasonic.com/jp/company/sanyo/info/pscfh070129.html
(현재 산요전기가 파나소닉으로 넘어간 후인 지금도 제품 회수 작업은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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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쇼날에서 거듭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14년전(1985년 ~ 1992년 제조)에 제조된 FF식 석유난방기를 찾고 있습니다. 옥외에 급배기나 연통이 있는 타입으로 OK로 시작하는 보시는 품번의 제품에 대한 회수와 점검, 수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상제품은 일산화탄소를 품은 배기가스가 실내로 들어올 위험이 있습니다. 만일의 경우 사망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옥외에 급배기나 연통이 달려있는 제품을 가지신 분들 중에 점검을 안하신 분들께서는 바로 사용을 중지하시고 빨리 무료전화(프리 다이얼) 0120-872-773, 0120-872-773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전력을 다해 대상제품을 찾고 있으니 아무쪼록 많은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자막: 큰 폐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지금도 파나소닉은 여기 광고에 나오는 OK로 시작하는 품번의 FF식 석유난방기 제품 역시 현재도 회수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현재는 파나소닉 유튜브 채널을 통해 회수 광고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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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에서 중요한 안내와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리콜 대상의 석유난방기를 찾고 있습니다. 대상제품을 회수하는 경우에는 1대 당 5만엔을 보상해드리겠습니다. 점검하지 않은 채 사용하실 경우 일산화탄소가 실내로 들어와 중대한 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있습니다. 대상제품은 옥외에 급배기나 연통이 달려있습니다. 먼저 【FF식 리콜】으로 검색한 다음 전용 사이트에서 품번을 확인해주십시오. 품번표시는 본체의 윗부분이나 전면 또는 측면에 위치해 있습니다. 방이나 창고 이외에도 생각해보지 않은 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멀리 떨어져 살고 계신 가족이나 친척분들께도 적극적으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처분하신 대상제품의 정보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보시는 무료전화(프리 다이얼)로 연락주십시오.'
(파나소닉 주식회사 FF시장대책본부 0120-872-773 접수시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토, 일, 공휴일(축일), 당사휴일 제외】)
이후 린나이와 파로마에서도 개방식 소형 온수기 등에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해 점검, 수리를 실시했습니다. (이 때 사용후 환기를 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자주 나오고 있습니다.)
다음은 일본 세븐일레븐에서 발생한 잔업수당 미지급에 관한 사과 광고입니다. 일본 세븐일레븐은 지난 2019년 11월에 임금 계산 프로그램의 오류로 장기간 가맹점 종업원 잔업수당의 일부를 체불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미지급액은 2012년 3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지연 배상금을 포함해 4억9천만엔(약 53억8천만원)에 이르며 8천129개 점포의 종업원 3만405명이 미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븐일레븐 재팬은 미지급한 잔업수당에 대해서는 본사에서 지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지금도 미지급자에 대한 지급 절차가 진횅되고 있습니다.) 이후 TV에서 방영된 잔업수당 미지금 사과 및 지급 안내 광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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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재팬에서 세븐일레븐 점포에서 근무경험(아르바이트 포함)이 있으신 분들에게 사과와 안내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에 잔업수당 중 일부 지급이 부족한 것(잔업수당 미지급)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소정의 절차에 따라 해당자 여러분들에게 지급해드리겠습니다. 자신이 해당되는지는 핫라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먼저 한 번 연락주십시오. 불편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자막: 자세한 사항은 웹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음은 이른바 일본의 '만두 파동'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예전에 만두소 파동이 있었던 사건을 아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물론 이 사건은 후에 식약처(당시 식약청)의 검사 결과 만두소에 유해한 성분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언론의 확대보도와 경찰의 확증편향적 수사 방식이 만듵 파동으로 대기업, 중소기업들의 만두 제품 매출을 떨어뜨리고 만두를 만들어 팔던 식당들을 찾는 발길을 끊어놓은 사건이었죠.
이후 2008년, 일본에서는 중국에서 들여온 한 만두로 인해 식중독 증세를 보인 사람들이 병원으로 실려가고 심지어 일부 제품에서는 살충제 성분인 메타미도포스가 검출되어 세간을 충격에 빠트리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은 바로 중국산 만두를 들여온 일본의 죽음의 담배상인 JT였습니다. (일본전매공사가 민영화되어 생긴 일본담배산업 주식회사, JT는 담배 뿐만 아니라 의약품, 식품, 음료 등을 생산, 판매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담배와 인삼 제품을 생산하는 KT&G(옛 전매청, 한국담배인삼공사)랑 비슷하죠.) JT는 중국에서 만두를 들여와 판매했는데 여기서 식중독 사고가 터지고 살충제 성분까지 나오자 광고를 통해 사과와 함께 제품회수에 협조해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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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에서 부탁과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폐사 냉동식품의 일부에서 중요한 건강 영향이 발생하였으므로 해당 상품을 자체 회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가지고 계시다면 절대 드시지 않도록 조심해주십시오. 문의는 0120-700-642, 자세한 사항은 JT 홈페이지로.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렇게 대표적인 일본의 사과 광고를 살펴봤는데요. 그럼 이런 광고가 우리나라에서도 있었나요? 네. LG전자에서 한번 있었습니다. LG전자가 가전제품 중 유일하게 생산을 안하는 제품이 있었는데 바로 밥솥이었습니다. LG전자는 1990년대 후반부터 전기 압력밥솥을 생산하기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2004년 5월, 전기 압력밥솥 안에 있는 내솥의 결함으로 인해 폭발 사고가 나면서 대규모 리콜사태가 발생했고 이 해 9월에 밥솥 사업에서 철수했습니다. 이 때 나온 최일구 앵커의 유명한 어록도 화제였죠.
"네. LG전자 압력밥솥 전국에서 펑펑 터지고 있지 않습니까? 문제의 제품 5,000여 대 이상이 아직도 전국의 부엌에서 밥을 짓고 있거든요. 폭발 사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LG 밥솥 쓰시는 분들, 지금 당장 모델 확인해서 빨리 바꾸시고 5만원도 받아가세요."
이렇게 LG전자는 대규모 리콜작전에 착수하던 때 신문광고(이 신문광고를 본 최일구 앵커가 보상 사례금으로 5만원을 준다는 문구를 보고 이건 꼭 알려줘야겠다 싶어서 '5만원 받아가라.'라고 얘기한 거라고 하네요.)와 TV광고를 통해 적극적으로 리콜을 실시했습니다. (영상출처: 물결군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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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일부 밥솥의 리콜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지금 밥솥 뒷면에 붙어있는 생산연월과 모델명을 꼭 확인해주십시오. LG전자는 기업이 지켜야 할 사회적 책임을 끝까지 다하겠습니다.'
이렇게 보니 사과할 일이 많아지면 좀 골치아파질 수 있겠구나하지만 잘못을 했으면 사과를 하는 건 도리죠? 그래서 '앞으로는 사과할 일 만들지 말아야겠다..' 이런 다짐을 해봅니다.
이번에는 일본의 사과 광고와 우리나라의 리콜 광고를 살펴봤습니다. 다음에는 더 재밌는 세계의 광고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스카이진이었습니다.
스카이진 / 자유오디오 방송인, 스포츠문화평론가
스포츠와 문화를 꿰뚫어본다고는 자부하지만 아직은 세발의 피인 자유오디오의 방송인.
여담으로 산요전기는 2008년 파나소닉(마쓰시타 전기)에 인수된 후에도 별도 브랜드를 2012년까지 유지해 왔지만, 2013년을 끝으로 '산요' 브랜드를 폐지하고 완전히 파나소닉에 통합되었습니다.
그리고 파나소닉은 마쓰시타 전기 시절 나쇼날과 파나소닉의 두 가지 브랜드를 사용했는데, 파나소닉은 주로 TV와 디지털 가전제품에 (물론 1980년대까지는 TV에서도 '나쇼날'이라는 브랜드를 사용했죠), 나쇼날은 세탁기, 냉장고 등의 백색 가전에 사용했습니다. (참고로 국외 시장에서는 파나소닉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이러한 브랜드 혼용은 2008년까지 이어졌죠.
그렇습니다. 그래서 석유난방기 리콜 안내문 상에는 산요전기주식회사라고 써있지만 현재는 내쇼날의 FF식 석유난방기와 함께 지금도 파나소닉 주식회사에서 리콜을 진행하고 있죠. 심지어 내쇼날과 파나소닉이 파나소닉으로 브랜드가 일원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쇼날의 이름을 도용해 가짜 가전(특히 다리미가 많습니다.) 등을 만들어파는 양심이라고는 1도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현재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가 되고 있다고 하는데 파나소닉은 가짜와의 전쟁이라는 이름 아래 위조상품들을 찾고 있으며 심지어 그 제품을 조심해달라는 영상을 파나소닉 유튜브 채널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유사품은 여러분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흉기가 될 수 있습니다. 정품확인을 생활화합시다. 지금까지 스카이진 공익캠페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