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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방송에 지역 프로그램들을 방송하는 방송의 지방분권화의 또 다른 사례, 독일 ARD

해외방송
작성자
스카이진
작성일
2022-10-26 00:35
조회
232


Wir sind eins. (우리는 하나입니다.)


- ARD의 슬로건


 


저번에 유동균 님이 영국의 ITV를 시작으로 방송의 지방분권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이번에는 좀 더 특별한 독일 방송의 지방분권화 사례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ARD(Arbeitsgemeinschaft der öffentlich-rechtlichen Rundfunkanstalten der Bundesrepublik Deutschland). 독일연방공화국 공영방송협회라는 긴 이름에서와 같이 ZDF와 함께 대표되고 있는 독일의 공영방송입니다. 수신료와 세발의 피의 광고수익(여기는 광고수익이 진짜 세발의 피입니다. 1일 평균 20분만 광고 가능, 일요일과 공휴일에 광고 금지, 오후 8시 이후에 광고 금지라는 규정이 있어서요.)으로 운영되는 방송이죠. ARD는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독일의 공영방송이었던 제국방송의 9개 지역 라디오 방송을 모체로 하여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 체신부 산하로 설립된 라디오 방송국 연합체가 모체였습니다. 그러다가 아돌프 히틀러가 집권하고 나서 나치의 선전부장이었던 괴벨스가 제국방송을 장악하면서 '대독일방송'(Großdeutscher Rundfunk)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이후 패전 후에는 제국방송의 지국도 정리할 겸 분단된 대동독 선전 매체로도 활용할 겸 해서 미·영·불 연합군정은 각지에 방송사를 세웠습니다. (여담: 동독은 ARD, ZDF의 대항마로 DFF(Deutscher Fernsehfunk)를 만들었는데 동독 사람들은 ARD, ZDF를 잡아서 봤고요. 전파방해 등의 수단도 동원해봤지만 이 것 역시 무용지물이 되자 DFF에서는 서독의 사건, 사고 등을 과장하여 전달하는 선전 프로그램 검은 채널(Der schwarze Kanal)이라는 프로그램도 방송했답니다.) 이후 1991년 독일의 재통일 이후에는 동독 방송의 시설을 승계하여 확장 시키면서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처음 알린 방송국도 ARD입니다.(故 위르겐 힌츠페터는 북부독일방송 도쿄 지국 카메라 기자였는데 녹음 담당 기자인 헤닝 루모어(Henning Rumohr)와 함께 5월 19일 오후 직접 서울로 향했죠.)


ARD는 많은 채널이 있지만 그 중 다스 에르스테(Das Erste)는 전국으로 송출되는 ARD의 대표적인 채널입니다. 여기는 ARD의 소속 지역방송국(남서독일방송, 라디오 브레멘, 바이에른 방송,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방송, 바이에른 방송, 북부독일방송, 서부독일방송, 자를란트 방송, 중부독일방송, 헤센 방송)들과 독일어권 국가 공영방송국의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곳인데요. 가청권의 인구수에 따라 지역국의 송출시간이 다릅니다. 라디오 브레멘은 다스 에르스테의 0.75% 송출시간을 갖고 있고요. 서부독일방송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남서독일방송, 북부독일방송, 바이에른방송이 많은 송출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보기) ARD의 다스 에르스테 실제 편성표입니다. 여기 있는 프로그램 중 Live nach Neun은 서부독일방송 제작, Meister des Alltags는 남서독일방송 제작, 퀴즈 프로그램인 Wer weiß denn sowas?는 북부독일방송 제작, Rote Rosen은 스위스 SRF SSR(독일어권 채널) 제작이고요. 뉴스 프로그램인 타게스샤우는 북부독일방송이 제작하여 전국으로 송출하고 있습니다. Brisant는 중부독일방송, 범죄 수사 드라마인 WaPo Bodensee는 남서독일방송이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각각의 지역방송국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채널 1번 다스 에르스테 외에도 별도의 지역채널이 있는데요. 지역채널은 3번입니다. 지역채널은 NDR처럼 가청권이 넓은 방송국에서는 여기서 또 지역별로 나눠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이름은 보통 각 지역국 약칭+fernsehen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어 남서독일방송의 지역국 채널 이름은 SWR-fernsehen 이런 식인데 바이에른은 Bayerisches Fernsehen이라고 부릅니다. 지역채널은 오후 5시나 6시에는 대체로 지역 뉴스를 방영한 뒤 저녁 8시에는 Das Erste의 메인 뉴스인 tagesschau를 릴레이 송출하죠. 대륙 CCTV의 신문연파(新闻联播, 신웬리엔보)처럼요


이번에는 독일의 공영방송 ARD를 통한 방송의 지방분권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봤는데요. 대부분의 자료들(특히 편성표에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은 위키백과를 참고하였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카이진 / 자유오디오 방송인, 스포츠문화평론가



스포츠와 문화를 꿰뚫어본다고는 자부하지만 아직은 세발의 피인 자유오디오의 방송인.

전체 2

  • 2022-10-26 05:35

    전국뉴스 프로는 보통 중앙방송국에서 제작하거나 아예 전담 조직을 만들텐데 지역방송국에서 전국에 송출한다니 흥미롭게 다가오네오


  • 2022-10-26 11:06

    독일의 제1공영방송 ARD도 (2002년 ITV1 통합 이전의) 영국의 제1상업방송 ITV와 마찬가지로 지방분권 체제로 운영되는군요(!).
    ARD도 지역 방송 제작 프로그램을 전국방송한다는 점에서 방송의 지방분권을 상징하는 또 다른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