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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진의 미더운 미디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이에 따른 부작용

드라마
작성자
스카이진
작성일
2022-07-30 00:02
조회
83938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 역삼역?"

이 대사를 여러번 들은 사람은 많아도 한번만 들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변호사가 대형로펌에서 활약하는 우영우의 이야기를 그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KT의 계열사이지만 콘텐츠의 불모지로 듣도 보도 못한 잡 것 채널에 불과했던 ENA를 먹여살렸고 우영우는 이제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인들을 사로잡고 있다. 우영우의 인기는 대륙과 중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는데 오죽하면 대륙의 매체들이 이례적으로 우영우 붐을 보도할 정도. 하지만 이런 '우영우 붐' 에는 여러가지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오늘은 그 부작용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우영우 = 장애인?

우영우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더 높아지는 중에 한 누리집에서는 "중3 학생인데 조금 슬픈 일이 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애들이 친구들에게 '장애인이냐?', '아 장애인 OO야'라는 표현을 많이 썼는데 이제는 '우영우냐?', "우영우 OO'라고 부른다"고 한다. 세상의 편견을 이기기 위해 뛰는 주인공의 이름이 이런식으로 불려지고 있다는 이 글은 한반도 전역을 순간적으로 감전시켰다. 만약 우영우 변호사가 이런 광경을 봤다면 빌런(?) 권민우 변호사가 맞을 뻔한 것처럼 뒷통수를 때리거나 명치를 쎄게 때릴 것이다. 이렇게 장애학생들은 사이좋게 지내야 할 친구들에게 우영우라는 이름을 함부로 부르면서 조리돌림 당하고 있고 교육권은 커녕 최소한의 인권 또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음지에서 유통되는 우영우를 막자?

상술했다시피 우영우의 인기는 대륙과 중국을 흥분시키며 새로운 한류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인기 속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음지, 즉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 대륙으로 흘려 들어가고 있는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중국에서 또 몰래 훔쳐보는 '불법 유통'이 만연하고 있다"라고 얘기했다. 서 교수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대유행 때에도 이같은 불법 시청을 지적했는데 여기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하고자 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현재 넷플릭스를 통해서 전 세계에 서비스되고 있는데 정작 넷플릭스는 중화권 지역에서는 대만에서만 유일하게 서비스 되고 있고 크름 반도, 대륙중국, 북한, 시리아, 심지어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추가재제로 러시아까지 서비스가 안되고 있다. 그리고 정식 서비스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대륙에 집권하고 있는 일당 독재체제의 중국 공산당이 유튜브, 페이스북을 이른바 '황금방패'라는 이름 아래 필사적으로 막고 있는데 어떻게 넷플릭스를 볼 수 있다는 것인가. 공산국가 중에서 가장 유연한 베트남과 쿠바도 넷플릭스는 나오는데 대륙은 정부에서 자체로 넷플릭스를 막아버린다. 그래서 음지를 통해서 어쩔 수 없이 우영우를 보는 것인데 그럼 대륙 사람들은 우영우를 보려면 한국이나 대만까지 직접 가서 보라는 소리인가? 물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음지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서 교수는 중국에서 불법 유통되는 것을 지적하며 중국 당국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그런 주장은 대륙정부가 이미 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 무리가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희화화

최근 우영우에 대한 인기에 힘입어 유튜브에서 한 채널이 우영우 변호사의 말투를 따라해서 올렸다가 여론의 몰매를 맞은 적이 있다. 이렇게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희화화하는 것 또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현재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게스트로 나온 신현준 씨가 과거 출연작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 영화 속 배역의 말투로 인사했고, 그 역할로 생긴 일화를 이야기 했는데 이를 본 시청자들은 발달장애인을 희화화 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이하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올렸고 국가인권위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차별적 표현이 방송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장애에 대한 희화화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지만 여기에 대한 보다 더 세심한 기준이 필요하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7월 28일을 기점으로 6회를 남겨두고 있다. 우리 문화콘텐츠에 대한 발전이라는 작용과 함께 위와 같은 부작용들을 남겨둔 우영우 붐. 우영우 변호사가 우리에게 묻는다. 이러한 부작용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영화 '형'에서 나온 이 대사로 끝을 맺는다.

"그 애 손 잡아주려면, 쥐고 있는 것부터 놔야 하니까"
- 영화 '형' 중에서 이수현 코치(박신혜)가 한 대사 -

스카이진 / 자유오디오 방송인, 스포츠문화평론가

스포츠와 문화를 꿰뚫어본다고는 자부하지만 아직은 세발의 피인 자유오디오의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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