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세계 각 방송사의 눈 마크' 1편에 이어 2편을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번에도 이야기했듯이 세계 각 텔레비전 방송사들은 '시각 매체'로서의 '텔레비전'을 표현하기 위해 '눈' 마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그 두 번째 편으로 이어집니다.
2번째 편에서 처음 다뤄 볼 '눈 마크'는 오스트리아 유일의 공영방송 ORF의 '눈 마크'입니다.

오스트리아의 유일한 공영방송국인 ORF(오스트리아 방송협회)의 '눈 마크'는 1968년부터 1992년까지 사용되었으며, 오스트리아 국기를 상징하는 빨간색의 두 원이 겹쳐 눈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봤던 비슷한 시기 독일의 제2공영방송 ZDF 로고도 눈 마크였습니다. 그리고 독일과 오스트리아 둘 다 독일어권) 참고로 이 로고는 1990년대 초반 ORF의 메인뉴스 'ZIB(Zeit im Bild)'의 오프닝에도 사용되었습니다.

(1990년대 초반 ORF의 메인뉴스 'ZIB' 인트로 화면)
이어서 일본의 5대 메이저 민영방송 중 하나인 후지테레비(フジテレビ)의 '눈 마크'입니다. (이 로고도 1편에서 다룬 미국 CBS의 '눈 마크' 못지않게 여러분들에게도 익숙합니다?) 이 '눈 마크'는 1986년 후지테레비와 산케이신문(후지테레비와 같은 계열로 일본의 악명높은 극우신문)이 속한 '후지산케이 그룹'이 기업 CI를 통합할 때 같이 제정되어 2022년 현재까지 36년째(!) 사용 중인 일본 방송사 로고 중 가장 장수하는 로고입니다.

(후지테레비의 눈 마크. 1986년부터 36년째 사용중으로, 다른 일본 방송사들이 로고를 여러 번 바꾸는 동안(NHK가 1995년, 닛테레가 2003년과 2013년, TBS가 1991년/1994년/2020년, 테레비아사히가 2003년) 후지테레비는 1986년 이후로 로고를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여담으로 이 로고가 처음 나왔던 1986년 당시의 후지테레비의 오프닝입니다. 1959년 개국 당시부터 쓰였던 '8' 마크가 사라지며 '눈' 마크가 등장하는 PR광고 방식이었습니다. (2번째 영상에서는 '재미가 없으면 TV가 아니잖아!'라는 오락방송으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후지테레비의 슬로건도 등장합니다.)
(1986년 후지테레비의 '눈 마크' 도입 당시 오프닝과 PR.)
그리고 1987년부터 2001년까지 후지테레비는 이 '눈 마크'를 활용하여 '눈 타운'이라는 오프닝/클로징 영상을 송출했습니다.
(1987년부터 2001년까지 사용한 후지테레비의 오프닝/클로징 영상 '눈 타운'. 해당 영상분은 1997년 현재의 오다이바 사옥으로 이전한 후에 나온 버전입니다.)
이어서 스페인 유일의 공영방송 tve의 대표채널, tve1의 '눈 마크'로, 1983년부터 1990년까지 사용되었습니다. 4개의 평행사변형에 원이 둘러싸인 형태로, 이 로고가 나올 시기에는 스페인 최초의 3D 방송그래픽도 탄생했습니다(!).
(1983년부터 1990년까지 사용한 tve1의 눈 마크)
(tve1이 '눈 마크'를 도입한 1983년부터 1988년까지 사용한 방송개시영상.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3D 그래픽을 사용했습니다.)
그나저나 공영방송의 제1채널이 상징으로 '눈 마크'를 쓴 게 제1공영방송 시절 프랑스 TF1(1975년부터 1987년까지, '눈 마크'는 1975년부터 1985년 12월까지 사용되었긴 한데(이후 광고 ID(RFP 고지)에서 1986년 7월까지 더 이어서 사용했습니다.) 메인 로고의 보조 역할이었습니다.)만 있는 게 아니라 스페인 tve1(이 쪽은 1983년부터 1990년까지 사용했고, 메인 로고(!)로 활용되었습니다.)도 대표적이긴 합니다(?).
그 다음으로 다뤄볼 '눈 마크'는 벨기에의 공영방송 RTBF/VRT의 '눈 마크'입니다. (벨기에는 국가 언어가 네덜란드어/프랑스어/독일어로 구성된 만큼 방송도 언어에 따라 제각각입니다. 네덜란드어 채널로 공영방송 VRT와 민영방송 VTM, 프랑스어 채널로 공영방송 RTBF와 민영방송 RTL-TVI, 독일어 채널로는 BRF.) RTBF/VRT의 '눈 마크'는 1967년(!)에 등장하여 2006년까지 RTBF/VRT의 상징이었습니다. RTBF/VRT의 눈 마크는 '눈'과 '귀'를 합친 형상이라는 점에서 다른 방송사의 눈 마크와는 확실히 차별화가 느껴집니다. (왜냐하면... RTBF/VRT는 라디오/TV 겸영 방송국이기 때문입니다(?))
(RTBF/VRT의 첫 '눈 마크'. 눈과 귀를 합친 형태의 이 마크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67년으로, 이 버전은 1977년 네덜란드어/프랑스어 방송 부문 분화 전까지 사용되었다.)
(1977년 RTB가 프랑스어 RTBF와 네덜란드어 BRT(이후 VRT)로 분화된 이후에도 '눈 마크'는 사용되었습니다.)
(1984년부터 1991년까지는 RTBF 한정으로 '눈 마크'가 컬러풀해지다가...)
(1991년부터 2006년까지 사용한 RTBF의 '눈 마크'. 이 시기 눈 마크는 박스 속에 들어간 형태였습니다.)
미국 CBS의 눈 마크가 1951년부터 2022년 현재까지 71년째 사용중인 것을 보면, 벨기에 RTBF/VRT의 눈 마크도 CBS 눈 마크 못지않게 장수한(1967년부터 2006년까지 사용했으니) '눈 마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세계 각 방송사의 눈 마크' 2편을 다뤄봤습니다. 3편에서는 브라질의 Bandeirantes, 멕시코의 Televisa, 우루과이의 채널10(Canal 10), 핀란드의 MTV3에서 사용하고 있는/사용한 '눈 마크'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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