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 방송사 - 특히 텔레비전 방송사들의 로고에서 많이 사용되는 소재 중의 하나로 '눈'이 있습니다. 이는 '텔레비전'이라는 시각 매체를 형상하는('텔레비전을 본다') 요소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세계 각 방송사별 '눈 마크'를 한 번 훑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여러분들에게 익히 잘 알려진 미국의 CBS 로고입니다. CBS는 1951년부터 2022년 현재까지 무려 71년(!) 동안 '눈 마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로고는 윌리엄 골든에 의해 디자인되었는데 - '세계를 보는 CBS'를 상징화했습니다. 이는 현존하는 미국 3대 지상파 방송사의 로고 가운데 가장 장수하는 로고이기도 합니다(폴 랜드에 의해 제작된 ABC의 현 로고가 1963년부터 59년째, 셰르마예프 & 가이스마에 의해 제작된 NBC의 현 로고가 1986년부터 36년째 사용중인데 비해 윌리엄 골든에 의해 제작된 CBS의 현 로고는 1951년부터 71년째 사용중입니다!) 장수만세

(1951년에 등장한 CBS 눈 마크의 초기 버전.)

(Didot 서체의 로고타입이 적용된 CBS의 눈 마크. 2020년 12월까지 사용되었으며, 2020년 12월부터는 로고타입 서체가 바뀌었다.)

(2020년 12월부터 사용중인 버전)

(CBS 눈 로고의 간략한 변천사. 1951년 첫 등장 당시 로고, 1965년 컬러 방송 당시 로고, 1978년 <Turn Us On, We'll Turn You On> 시즌 로고, 1986년 <Share the Spirit of CBS> 시즌 당시 로고, 1992년 로고, 2007년~2010년 <Only CBS> 시즌 로고)
그 다음으로 영국 ITV(방송의 지방분권 시대를 일찍이 열었죠.)의 첫 지역방송국 중 하나였던 ATV(Associated Television, 1955년부터 1968년까지는 런던의 주말 방송을 담당하다 1968년 LWT에 런던의 주말 방송국 자리를 넘겼고, 1956년부터 1981년 12월 31일까지는 중부 잉글랜드(Midlands) 지역의 매일 방송을 담당하다 1982년 1월 1일 Central에게 자리를 내주고 폐국했죠.)의 눈 로고입니다. CBS와는 다르게 눈이 2겹으로 겹쳐져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1955년 초기 버전. 눈 마크가 살짝 굵습니다.)

(1956년부터 1981년 12월 31일 폐국 때까지 사용한 버전으로, 눈 마크가 가늘어지고 모양에서 CBS를 연상케 합니다(?). 참고로 이 화면은 1969년 컬러 방송 개시 이후부터 1981년 12월 31일 폐국까지 사용한 컬러 ID입니다.)
이어서 프랑스 최대의 민영상업방송 TF1의 제1공영방송 시절(1975년 1월 국영방송이었던 ORTF의 제1TV, 제2TV, 제3TV가 3개의 공영방송 텔레비전 TF1, Antenne 2(현재의 France 2), FR3(현재의 France 3)으로 분리되었죠. 그 중 TF1은 1975년 1월부터 1987년 4월까지 프랑스 제1공영방송이었습니다. 이 시기의 정식 명칭으로는 'Television Française 1(프랑스 제1 텔레비전).')에 사용한 '눈 마크'입니다. '눈'을 형상화한 도형에 '1'을 덧붙인 로고로, 심볼 단독 사용보다는 주로 로고타입으로 사용된 것이 특이합니다.

(1975년 1월 6일부터 1985년 12월 31일까지 사용한 TF1의 로고. 거대한 로고 밑에 'Television Française 1(프랑스 제1텔레비전, 1987년 TF1 민영화 이후로는 안 쓰는 정식명칭)'이라 워드 마크로 적혀있는데, 그 중 '1' 부분이 눈 마크입니다.)
(TF1의 '1' 눈 마크는 1975년부터 1981년까지 사용된 TF1의 뉴스 오프닝에도 등장했습니다.)
(1975년 1월부터 1982년까지 사용한 광고 ID에도 TF1의 '1' 눈 마크가 등장했습니다.)
(1982년부터 1986년까지 사용한 TF1의 광고 ID. 역시 여기서도 '1' 눈 마크가 등장했습니다. 참고로 이 버전은 1984년 11월 하순부터 1986년까지 사용된 VTR판입니다.)

(1974년 후반, 국영방송 ORTF를 3개의 공영 텔레비전 방송으로 분할하겠다는 결정이 나온 시기에 등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TF1 로고의 프로토타입. 눈 마크에 'TF1'이라 새겨져 있다.)
그리고 프랑스 방송사 중 눈 마크를 사용한 방송사가 TF1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바로 (1975년 1월 국영방송 ORTF가 3개의 공영방송 텔레비전으로 분사될 때 같이 나온) FR3(現 France 3, 지역공영방송으로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제3공영방송, 1987년 TF1 민영화 이후 제2공영방송의 지위)도 있었는데요, FR3도 1975년부터 1986년까지 눈 마크를 사용했습니다.

(1975년 1월 6일부터 1986년 5월 5일까지 사용된 FR3의 눈 마크. TF1과 Antenne 2가 1980년대에 로고를 바꾸느라 정신없는 동안(TF1은 1985년, Antenne 2는 1984년에 새 로고를 등장시킨 바 있다.) FR3은 1986년까지 눈 마크를 바꾸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986년 5월 6일부터 '3' 모양의 로고로 바뀌게 되죠.)
또 이어서 독일의 제2공영방송 ZDF(Zweites Deutches Fernsehen)의 '눈 마크'입니다. ZDF는 1963년 개국 당시부터 1987년(!)까지, 그리고 1992년부터 2001년까지 '눈 마크'를 사용했습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1963년부터 1987년까지의 1차 '눈 마크'는 두 개의 기둥 위에 '눈'의 형상이 전파처럼 퍼지는(?) 형태라면, 1992년부터 2001년까지 사용한 2차 '눈 마크'는 눈을 단순화한 로고라는 점입니다.

(ZDF가 1963년 개국 당시부터 1987년까지 사용한 눈 마크. 두 개의 기둥 위에 '눈'의 형상이 전파처럼 퍼지는(?) 형태를 하고 있다.)

(ZDF가 1992년부터 2001년까지 사용한 2차 눈 마크.)
자, 여기까지 세계 방송사들의 '눈 마크' 1편을 다뤄봤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 텔레비전 방송사들의 로고에 있어서 '눈' 마크는 '시각 매체'로서의 텔레비전을 상징하는 요소이기도 하죠. 오늘은 그 첫 순서로 미국 CBS, 영국 ATV, 프랑스의 TF1과 FR3, 그리고 독일 ZDF의 '눈 마크'를 다뤄봤습니다. 2편에서는 오스트리아 ORF, 일본 후지테레비, 스페인 tve1(스페인 유일의 공영방송 tve의 제1채널), 벨기에 RTBF(프랑스어 공영방송으로, 벨기에는 언어에 따라 방송사도 따로 존재합니다. 네덜란드어 공영방송 VRT/민영방송 VTM, 프랑스어 공영방송 RTBF/민영방송 RTL-TVI, 독일어 공영방송 BRF로 나뉘죠.)의 '눈 마크'를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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